
골반이 틀어져 있다는 말을 처음 들은 건 요가 수업에서였습니다. 강사가 제 자세를 보더니 오른쪽 골반이 앞으로 쏠려 있다고 했는데, 그때까지 그냥 허리가 약한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한쪽 엉덩이만 더 아프고 바지가 한쪽으로 돌아가는 게 불편했는데 그게 다 연결된 문제였습니다. 골반이 틀어진 채로 허리를 세우려 하면 허리만 더 긴장하고 골반은 그대로입니다. 허리 통증이 오래간다면 허리보다 골반을 먼저 살펴보는 게 맞을 수 있습니다.
골반경사와 불균형 원인
골반 불균형은 골반 경사(pelvic tilt)에서 시작됩니다.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면 전방 골반 경사(anterior pelvic tilt), 뒤로 기울어지면 후방 골반 경사(posterior pelvic tilt)입니다. 전방 골반 경사는 허리가 과도하게 앞으로 휘어 배가 나와 보이는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하이힐을 자주 신는 분들에게서 나타납니다. 후방 골반 경사는 허리가 납작하게 펴지면서 등이 구부정해지는 자세로, 소파에 기대어 앉는 습관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골반 불균형을 만드는 주된 구조적 원인은 장요근(iliopsoas)과 둔근의 힘 차이입니다. 장요근은 허리뼈에서 시작해 골반을 지나 허벅지뼈까지 이어지는 근육으로, 고관절을 굽히는 역할을 합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이 근육이 짧아지면서 골반을 앞으로 당기고, 반대로 엉덩이 근육인 둔근은 늘어나 힘을 잃습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골반 불균형이 방치되면 요통, 고관절 통증, 무릎 정렬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힙니다 (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장요근 스트레칭과 둔근 강화
장요근 스트레칭의 기본은 런지 자세에서 뒷다리 무릎을 바닥에 대고 골반을 앞으로 밀어주는 동작입니다. 허리가 꺾이지 않도록 복부를 살짝 당긴 채로 유지해야 장요근이 제대로 늘어납니다. 처음 이 동작을 했을 때 허벅지 앞쪽 깊숙한 곳이 당기는 느낌이 왔는데, 평소 스트레칭으로는 닿지 않던 부위라 당황했습니다. 그 당김이 오른쪽에서 훨씬 강했고, 강사가 말했던 오른쪽 골반 쏠림과 연결이 됐습니다.
둔근 강화에 쓰기 좋은 동작은 힙 브리지(hip bridge)입니다. 바닥에 누워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동작으로, 발바닥으로 바닥을 밀면서 엉덩이가 수축하는 느낌에 집중해야 허리 대신 둔근이 씁니다. 클램쉘(clamshell)은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구부린 채 위쪽 다리를 조개처럼 벌리는 동작으로, 골반 외측 안정에 관여하는 중둔근(gluteus medius)을 씁니다. 좌우 골반 높이가 다른 경우 중둔근이 약한 쪽이 낮아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약한 쪽 위주로 반복하면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운동 루틴과 생활 교정
골반 교정 운동은 짧아진 근육을 먼저 풀고, 약해진 근육을 강화하는 순서로 해야 합니다. 강화 운동만 하면 이미 짧아진 근육이 더 긴장하면서 골반이 더 틀어질 수 있습니다. 장요근 스트레칭과 흉근 스트레칭을 5분 정도하고 나서 힙 브리지와 클램쉘로 넘어가는 흐름이 맞습니다.
운동과 함께 앉는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됩니다. 한쪽 다리를 꼬거나 한쪽으로 체중을 싣는 습관, 양반다리로 오래 앉는 것이 골반 좌우 차이를 반복적으로 만듭니다. 이 습관들을 고치기 전까지는 운동을 해도 다음 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느낌이 반복됩니다. 30분 이상 같은 자세로 앉아 있었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제자리 걷기를 1분 정도 하는 것이 골반 주변 근육이 굳는 속도를 낮춥니다. 질병관리청은 골반 통증이나 보행 이상이 동반된다면 자가 운동보다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 진료를 먼저 받을 것을 권고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운동을 열심히 해도 앉아 있는 자세가 안 바뀌면 매일 같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골반 교정은 운동 시간보다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더 큰 영향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