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들을 신으려고 발을 내려다봤다가 뒤꿈치가 하얗게 갈라진 걸 보고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겨울 내내 양말 속에 있던 발이 봄이 되니 생각보다 심한 상태였습니다. 각질 제거 파일로 한 번 밀어봤는데 그때뿐이고, 며칠 지나면 다시 거칠해졌습니다. 제거하는 방법보다 왜 생기는지를 먼저 알았더라면 그 반복을 좀 더 빨리 끊을 수 있었을 텐데 싶었습니다. 발바닥 각질은 없애는 것보다 다시 두꺼워지지 않게 유지하는 쪽이 훨씬 중요합니다.
각화증과 굳은살 원인
발바닥 각질이 두꺼워지는 현상을 과각화증(hyperkeratosis)이라고 합니다. 피부 바깥층인 각질층이 과도하게 두꺼워지는 건데, 외부 압력에 대한 피부의 방어 반응입니다. 발바닥은 체중을 고스란히 받는 부위라 다른 피부보다 훨씬 두꺼운 각질층이 쌓이고, 뒤꿈치와 엄지발가락 아래 볼 부위가 특히 심한 건 걸을 때 그 부위에 압력이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굳은살과 각질은 결이 다릅니다. 굳은살(callus)은 반복적인 마찰이나 압력으로 피부 세포가 단단하게 뭉친 것으로, 잘 맞지 않는 신발을 오래 신거나 딱딱한 바닥을 맨발로 자주 걸을 때 생깁니다. 통증이 없어서 그냥 두는 분들이 많은데, 방치하면 균열이 생기면서 족저 피부 균열(plantar fissure)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족저 피부 균열이란 발뒤꿈치 피부가 깊게 갈라지는 상태로, 심하면 출혈이나 통증이 동반됩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발뒤꿈치 균열이 당뇨 환자에게서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고 경고합니다 (출처: 대한피부과학회).
각질 제거법
각질을 제거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발을 불리는 것입니다. 따뜻한 물에 10~15분 정도 담가 각질층이 충분히 부드러워진 뒤에 제거해야 피부 손상 없이 효과적으로 걷어낼 수 있습니다. 건조한 상태에서 파일로 무리하게 밀면 피부 표면이 손상되고 각질이 더 빠르게 두꺼워집니다. 발을 충분히 불리고 나서 풋 파일(foot file)로 가볍게 밀어내는 순서가 맞습니다.
각질 제거 후에는 요소 크림(urea cream)을 바르는 게 효과적입니다. 요소 크림이란 각질층을 분해하고 수분을 끌어당기는 성분인 요소(urea)가 들어간 보습제로, 일반 보습제보다 두꺼운 각질에 훨씬 깊이 침투합니다. 요소 함량이 10~20% 수준인 제품이 발바닥 각질 관리에 적합하고, 40% 이상은 각질 용해 효과가 강해서 처음 쓸 때 피부 반응을 먼저 봐야 합니다. 각질 파일을 쓸 때마다 피부가 빨개졌는데, 순서를 충분히 불리기 → 가볍게 밀기 → 요소 크림 바르기로 바꾸고 나서 상태가 꽤 달라졌습니다.
보습과 재발 방지
각질을 제거하고 나서 보습을 빠르게 잡지 않으면 며칠 안에 다시 두꺼워집니다. 발을 씻고 나서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바로 보습제를 바르는 습윤 보습법(wet skin moisturizing)이 흡수율을 높입니다. 습윤 보습법이란 피부에 수분이 아직 남아 있을 때 보습제를 발라 수분이 날아가기 전에 가두는 방식입니다. 자기 전에 요소 크림이나 바셀린을 두껍게 바르고 면양말을 신고 자면 다음 날 아침 뒤꿈치 촉감이 꽤 달라집니다.
신발 선택도 재발에 영향을 줍니다. 굽이 딱딱하거나 발볼이 좁은 신발은 특정 부위에 압력을 집중시켜 굳은살과 각질이 빠르게 다시 쌓입니다. 쿠션 깔창으로 바꾸거나 발볼에 여유 있는 신발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각질 재발 속도가 느려집니다. 질병관리청은 발 각질과 균열이 반복된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나 당뇨처럼 전신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피부과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고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이제 샌들 시즌 직전에 부랴부랴 각질을 미는 것보다, 씻고 나서 요소 크림 하나 바르는 습관을 꾸준히 이어가는 쪽이 훨씬 수월하다는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