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신체검사에서 척추가 휘어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 한쪽만 뻐근하고 어깨 높이가 다르다는 걸 거울을 보다가 뒤늦게 알아챘습니다. 척추 측만증은 통증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모르고 지내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방치하면 근육 불균형이 쌓이면서 허리와 어깨, 골반까지 영향이 갑니다. 운동으로 측만증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진행 속도를 늦추고 주변 근육 불균형을 잡는 데는 효과가 있습니다.
측만각과 척추 변형 원인
척추 측만증의 정도는 콥각(Cobb angle)으로 측정합니다. X레이에서 척추가 옆으로 휜 각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10도 이상이면 척추 측만증으로 진단합니다. 10도에서 25도는 관찰과 운동 치료, 25도에서 45도는 보조기 착용, 45도 이상은 수술을 고려하는 기준으로 씁니다. 검사 결과지에 숫자만 적혀 있어서 처음엔 감이 없었는데, 각도가 클수록 체형 변화와 통증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걸 한참 지나서야 연결이 됐습니다.
원인에 따라 종류가 나뉩니다. 전체 척추 측만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건 특발성 측만증(idiopathic scoliosis)으로, 명확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성장기 청소년, 특히 여학생에게서 발생률이 높습니다. 나머지는 선천성 척추 기형이나 신경근육계 질환, 오랜 자세 불균형으로 생기는 기능성 측만증입니다. 기능성 측만증은 자세 교정과 운동으로 개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는 척추 측만증이 성장기에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정기적인 각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안내합니다 (출처: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코어근육 강화 운동
척추 측만증 운동의 핵심은 코어 근육(core muscle) 강화입니다. 척추를 둘러싸고 지지하는 심부 근육군으로, 복횡근, 다열근, 횡격막, 골반저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근육들이 약해지면 척추를 잡아주는 힘이 줄면서 측만 각도가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허리 한쪽이 유독 뭉치고 반대쪽은 늘어난 느낌이 계속됐는데, 코어 운동을 꾸준히 하고 나서 양쪽 긴장감이 비슷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척추 측만증에 권장되는 운동으로 슈로스 운동(Schroth method)이 있습니다. 척추 측만증 환자의 만곡 패턴에 맞게 설계된 3차원 호흡 교정 운동으로, 오목한 쪽 근육을 늘리고 볼록한 쪽 근육을 강화하는 방식입니다. 집에서 바로 할 수 있는 기본 동작으로는 버드독(bird-dog)이 있습니다. 네발 기기 자세에서 한쪽 팔과 반대쪽 다리를 동시에 뻗어 5초간 유지하는 동작으로, 척추 심부 근육을 좌우 균형 있게 자극합니다. 플랭크보다 버드독처럼 한쪽씩 번갈아 쓰는 동작이 측만증에는 더 맞는데, 이미 틀어진 척추 상태에서 양쪽을 동시에 버티는 동작은 불균형 자극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세교정과 생활 관리
운동만큼 앉는 자세도 신경 써야 합니다. 골반 중립(pelvic neutral)이란 골반이 앞뒤로 기울지 않고 척추의 자연스러운 S자 곡선을 유지하는 자세입니다. 의자에 앉을 때 골반이 뒤로 말리거나 한쪽으로 기울면 척추 불균형이 빠르게 굳어집니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고 엉덩이가 등받이에 밀착된 상태에서 허리를 살짝 세우는 것만으로도 척추에 가해지는 하루치 부담이 꽤 달라집니다.
가방을 한쪽으로만 메는 습관도 측만을 악화시킵니다. 무거운 가방을 한쪽 어깨에만 걸면 몸이 그쪽으로 기울면서 척추가 반대쪽으로 보상 작용을 합니다. 백팩으로 바꾸거나 양손에 나눠 드는 것이 불균형 자극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수영은 중력 부하 없이 척추 주변 근육을 고르게 쓸 수 있어서 측만증에 권장되는 운동 중 하나입니다. 질병관리청은 척추 측만증 운동 치료는 전문가 지도하에 진행하고, 각도가 25도 이상이라면 운동 전 정형외과 또는 재활의학과 진료를 먼저 받을 것을 권고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측만증 운동은 각도를 줄이겠다는 목표보다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잡아두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꾸준히 이어가면 통증이 줄고 체형 불균형이 덜 눈에 띄는 쪽으로 바뀌는 걸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