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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미는 차만 타면 앞발을 창틀에 탁 올려놓고 바깥을 봐요. 뒷좌석 창틀에 발톱 자국이 가득할 정도로요. 그동안은 15분 거리 동물병원 왔다 갔다 하는 게 전부라 별 걱정이 없었는데, 이번 추석엔 3시간 넘게 내리 달려야 해서 며칠 전부터 걱정이 됐습니다. 순돌이도 꼬미도 이렇게 오래 차를 타본 적이 없어서, 당일에 무작정 출발하지 말고 지난 토요일에 미리 시외로 짧게 드라이브를 다녀와 보기로 했습니다.
멀미약 먹여보니 반응이 나타남
병원에서 알려준 대로 소량만 먼저 꼬미한테 먹여봤습니다. 차가 출발하고 10분쯤 지나니까 뒷좌석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턱 밑으로 침이 뚝뚝 떨어지고, 몸을 제대로 못 가누고 자꾸 옆으로 비틀거렸습니다. 순간 심장이 철렁해서 갓길에 차를 세울까 고민했습니다. 졸린 게 아니라 그냥 멍하니 초점이 흐려진 상태였습니다. 놀라서 물을 조금씩 먹이고 창문을 살짝 열어줬더니 한 30분쯤 지나서야 조금씩 괜찮아졌습니다. 그동안은 꼬미가 차에서 얌전히 앉아만 있으면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그게 멀미약 때문에 힘이 빠진 상태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습니다. 순돌이는 이번엔 안 먹여봤는데, 둘이 한꺼번에 이런 반응이 오면 저 혼자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 다음엔 순돌이도 미리 소량으로 먹여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멀미약 먹인 시간과 증상이 시작된 시간을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뒀습니다.
케이지는 포기
사실 이번 기회에 꼬미를 케이지에 좀 익숙하게 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동안 케이지 없이 그냥 태우고 다녀서, 장거리는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안에 좋아하는 간식까지 넣어놨는데, 문을 닫자마자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더니 낑낑대면서 앞발로 문을 계속 긁었습니다. 간식으로 달래도 보고 옆에서 말도 걸어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실랑이만 하다가 결국 제가 졌습니다. 순돌이는 원래 케이지를 잘 타는 편이라 이번에도 별다른 저항 없이 들어갔는데, 꼬미는 유독 답답한 걸 못 견디는 성격인 것 같습니다. 케이지는 접어서 트렁크에 넣어두고, 대신 안전벨트에 연결하는 하네스를 채워서 뒷좌석에 태웠습니다. 꼬미는 그제야 얌전해지더니 다시 창틀에 앞발을 올리고 바깥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순돌이 케이지 옆에 꼬미 방석까지 챙겨서 자리를 나눠줬더니 둘 다 각자 자리에서 편하게 있었습니다.
장거리 여행 전 시외 드라이브
출발 2~3시간 전부터는 사료를 안 주고 공복으로 뒀습니다.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서 간식을 조금 주고 산책이랑 배변까지 시켜줬는데, 순돌이는 생각보다 훨씬 편안해 보였습니다. 원래 차에 라벤더 향 방향제를 달아놨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밀폐된 차 안에서는 인공 향이 강아지 호흡기에 자극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몇 시간을 그 안에서 버텨야 하는 애들인데 제가 미처 생각 못 한 부분이었습니다. 바로 떼어내고 펫 전용 릴렉싱 스프레이로 바꿨습니다. 향이 거의 안 나는데도 마음은 더 놓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꼬미도 아까보다는 한결 편안한 얼굴이었고, 창밖을 보며 앞발을 다시 창틀에 올려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테스트로 보니 순돌이는 그대로 데려가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고, 꼬미는 추석 당일엔 이번보다 양을 더 줄이거나 아예 약 없이 자주 쉬어가는 쪽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남은 며칠 동안 짧은 거리로 한 번 더 연습해보고 최종적으로 정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