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가 자주 뻐근한 편이라 스트레칭도 해보고 파스도 붙여봤는데 그때뿐이었습니다. 재활의학과에서 들은 말이 허리 근육이 약한 게 아니라 허리를 받쳐주는 속근육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코어라는 말은 알고 있었는데 막연하게 복근 운동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배 앞쪽만이 아니라 척추를 360도로 둘러싼 근육군 전체를 가리킨다는 걸 그때 처음 제대로 알았습니다. 이 근육들이 함께 작동해야 허리, 골반, 어깨까지 안정이 잡힙니다.
복횡근과 척추안정화 원리
코어 근육 중 가장 안쪽에 있는 건 복횡근(transversus abdominis)입니다. 복부 가장 깊은 층에 위치한 근육으로, 배를 코르셋처럼 감싸 척추와 골반을 안쪽에서 지지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복직근(식스팩 근육)과 달리 표면에서는 보이지 않고, 힘을 줄 때 배꼽 아래가 안으로 당겨지는 느낌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어 운동을 처음 배울 때 "배꼽을 척추 쪽으로 당긴다"는 말을 강사가 계속했는데, 그게 복횡근을 켜는 신호라는 걸 한참 지나서야 감이 왔습니다.
복횡근과 함께 작동하는 근육이 다열근(multifidus)입니다. 척추 뒤쪽을 따라 붙어 있는 짧은 근육들로, 척추 마디마디를 개별적으로 안정시킵니다. 이 두 근육이 함께 수축해야 척추 안정화(spinal stabilization)가 제대로 이루어집니다. 척추 안정화란 척추가 움직이는 동안 각 마디가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기능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허리 통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척추 심부 근육 약화를 꼽으며, 코어 강화 운동이 만성 허리 통증 예방과 재발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안내합니다 (출처: WHO).
플랭크와 코어 운동법
코어 운동의 기본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건 플랭크(plank)입니다.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몸을 일직선으로 유지하는 동작으로, 복횡근, 다열근, 횡격막, 골반저근이 동시에 작동합니다. 30초도 못 버티고 엉덩이가 올라가거나 허리가 처지는 게 반복됐는데, 자세가 무너지면 코어가 아니라 어깨와 허리로 버티게 됩니다. 1분을 버티면서 자세가 무너지는 것보다 30초를 완벽하게 유지하는 게 낫습니다.
데드버그(dead bug)는 플랭크보다 척추 안정화에 더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동작입니다. 천장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 팔과 다리를 번갈아 뻗는 동작으로, 척추를 바닥에 고정한 채 팔다리가 움직이는 동안 코어가 흔들리지 않도록 버티는 훈련입니다. 버드독(bird-dog)은 네발 기기 자세에서 반대쪽 팔과 다리를 동시에 뻗는 동작으로, 좌우 불균형을 잡는 데 플랭크보다 효과적입니다. 허리 통증이 있다면 플랭크보다 데드버그와 버드독을 먼저 해야 하는데, 바닥에 누운 자세라 척추 부하가 훨씬 적습니다.
운동 순서와 주의사항
코어 운동은 순서가 결과를 바꿉니다. 바닥에서 척추 부하가 적은 동작부터 시작해서 서 있는 자세로 이어가야 합니다. 데드버그 → 버드독 → 플랭크 → 사이드 플랭크 순서가 부하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구성인데, 처음부터 플랭크만 반복하다 허리가 더 아파진 경험이 있다면 이 순서를 건너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코어 운동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숨을 참는 겁니다. 복압(intra-abdominal pressure)이란 복강 내부의 압력으로, 숨을 내쉬면서 배꼽을 당기면 복압이 올라가며 척추 안정화 효과가 높아집니다. 반대로 숨을 참으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치솟고 코어 활성화도 제대로 안 됩니다. 내쉴 때 배꼽을 안으로 당기는 패턴을 먼저 익히고 동작을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코어 운동 중 허리 통증이 심해지거나 다리 저림이 동반된다면 즉시 중단하고 정형외과 또는 재활의학과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데드버그 10회, 버드독 10회, 플랭크 30초를 하루 2세트를 루틴으로 정했습니다. 이처럼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이것만 3주 꾸준히 하면 허리 뻐근함이 확연히 줄어드는 걸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