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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 탈모
    강아지 탈모

    어느 날 순돌이 꼬리를 보니 한쪽 털이 다 빠져 분홍 속살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산책을 다녀와서 발을 닦아주다가 무심코 꼬리를 들어 올렸는데, 한쪽만 털이 하나도 없어서 처음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올해로 9살이 된 순돌이는 그동안 크게 아픈 적 없이 잔디밭을 뛰어다니던 아이라서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날부터 시작된 순돌이의 꼬리 탈모 치료가 벌써 6개월을 넘겼습니다.

     

    강아지 탈모, 꼬리에서 시작된다

    처음엔 어디 긁혔거나 꼬미랑 놀다가 물린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상처 자국은 없이 털만 깨끗하게 빠져 있었고, 분홍 속살 위로 검은 점들이 군데군데 박혀 있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아지 탈모라고 하면 등이나 배, 귀 주변처럼 눈에 잘 띄는 곳에 생기는 줄로만 알았는데, 꼬리에도 탈모가 올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웠습니다. 순돌이는 진도믹스라 털이 워낙 빽빽해서 평소에 빗질을 해줘도 꼬리 안쪽까지는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없었습니다. 손으로 털을 헤쳐야 겨우 피부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9년을 같이 살면서 꼬리 속살을 제대로 본 건 그날이 처음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날 다니던 동물병원에 순돌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정확한 진단명은 따로 듣지 못했고, 연고를 꾸준히 바르면서 지켜보자는 얘기와 함께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쓰기 시작한 연고가 스킨카솔겔인데, 18,000원에 구매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강아지 탈모는 피부염, 곰팡이, 알레르기, 호르몬 문제처럼 원인이 여러 가지라서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병원에서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날 경황이 없어서 왜 털이 빠진 건지 자세히 물어보지 못한 게 지금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처음엔 한두 달이면 금방 털이 다시 나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그게 반년 넘는 치료의 시작이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털이 빽빽한 강아지를 키우시는 분이 계신다면 빗질할 때 꼬리 안쪽까지 한 번씩 들춰보시길 바랍니다.

     

    연고 치료 6개월, 꼬리를 맡기기까지

    처음 연고를 바르려고 꼬리를 잡았을 때 순돌이는 몸을 잔뜩 움츠리고 꼬리를 다리 사이로 말아 넣으며 숨겼습니다. 평소엔 만져달라고 먼저 다가오는 아이인데 꼬리만큼은 손도 못 대게 해서 얼마나 아팠으면 저럴까 싶어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래서 연고를 바를 때마다 아기 어르듯 목소리를 낮추고 괜찮다고 살살 달래가면서 발랐습니다. 한 번 바르는 데 5분이면 될 일을 처음엔 30분 넘게 붙잡고 있던 날도 많았습니다.

     

    연고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두 번씩 발랐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사료를 먹고 나면 한 번, 밤에 잠자기 전에 한 번입니다. 스킨카솔겔은 젤 타입이라 털이 빠진 부분에 얇게 펴 바르기는 편했습니다. 바른 부분이 닦이지 않도록 붕대도 감아줬는데, 순돌이가 꼬리를 살랑살랑 몇 번 흔들면 바로 풀려서 바닥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붕대를 다시 감아주는 게 일과가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꼬리 피부에 박혀 있던 검은 점들이 하나둘 떨어지더니 그 자리에 새살이 돋고 솜털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새살이 너무 분홍색이고 약해서 조금만 스치거나 긁혀도 금방 피가 납니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회복되는 속도도 느려진다는 걸 알고 나서는 조급해하지 않고 더 조심히 지켜보는 중입니다. 가장 달라진 건 순돌이의 반응입니다. 이제는 꼬리를 만져도 아파하지 않고 얌전히 몸을 맡겨줍니다. 싫어하는 행동인 걸 알면서도 주인을 위해 꾹 참아주는 것 같아서 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순돌이가 이렇게 참아주지 않았다면 6개월 동안 하루 두 번씩 연고를 바르는 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노령견 영양제, 미안해서 뒤늦게 챙겼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순돌이가 어느새 노령견이 됐다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보통 중형견은 7살 전후부터 노령견으로 본다고 하는데, 순돌이는 벌써 9살이니 한참 전에 노령견이 된 셈입니다. 매일 산책도 빠지지 않고 밥도 잘 먹으니까 아직 어린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동안 사료랑 간식만 챙겼지 영양제는 한 번도 제대로 먹여본 적이 없어서 순돌이한테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간 김에 수의사 선생님께 여쭤봤고, 추천받은 오메가3와 비타민 영양제를 구매해서 지금 매일 먹이고 있습니다. 오메가3는 피부와 털 건강에, 비타민은 피부 회복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라 지금 순돌이한테 꼭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처음엔 냄새 때문에 안 먹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침 사료 위에 올려주니 간식인 줄 알고 그릇까지 싹싹 핥아먹었습니다. 영양제는 약처럼 금방 효과가 보이는 게 아니라서 심장사상충약처럼 달력에 표시해 두고 빠지지 않게 챙기고 있습니다.

     

    6개월 넘게 연고를 바르면서 순돌이 꼬리에 솜털이 다시 올라오는 걸 보니 이제야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아직 새살이 약해서 갈 길이 멀지만, 꾹 참고 꼬리를 맡겨주는 순돌이를 생각해서라도 끝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려고 합니다. 연고와 영양제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매일 먹는 사료도 다시 살펴보고 있습니다. 다음 사료는 피부와 털에 좋은 걸로 바꿔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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