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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 셀프미용 후기
    강아지 셀프미용 후기

    보송한 털이 매력적인 꼬미가 쥐파먹은 것처럼 털이 여기저기 움푹 패여서 거지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겁도 없이 셀프 미용에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항상 밝은 표정의 꼬미를 하루종일 우울하게 만들었던 셀프미용이 후회스럽습니다.

    강아지 셀프미용, 유튜브 보고 덤볐다가

    유튜브에서 보니 집에서 강아지 털을 미는 것이 굉장히 단순해 보였습니다. 이발기로 몇 번 쓱 쓱 움직이니까 털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아빠가 꼬미의 미용 담당이었는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하게 되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에 강아지 셀프 미용 영상을 수십 번 살펴보고 미용기기도 완전히 충전을 한 다음에 꼬미의 미용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시작한 지 5분 만에 저의 근거 없는 자신감은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동영상에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저는 한 3cm만 지나가면 계속 멈추게 되어서 한 번제 쭈욱 미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꼬미의 몸 이곳저곳은 움푹 파인 털이 가득해졌고, 불안해진 저의 목소리와 표정을 꼬미도 느꼈는지 꼬미도 자꾸 도망가려고 했습니다. 아빠가 할 때는 보통 1시간이면 미용하고 목욕까지 다 했는데, 저는 2시간이 되어서 어찌어찌 마무리했습니다. 털 길이가 이상한 것을 수습하려고 하다 보니까 더 엉망이 되어서 나머지는 손대기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머리에 털도 좀 짧게 밀어주려고 하다가 이발기를 들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서 꼬미 머리통에 저금통처럼 동전 넣는 공간이 생겨버렸습니다. 진짜 그 짧은 순간 느꼈던 미안함과 좌절감으로 더 이상의 미용은 포기하고 바로 목욕을 시키고 마무리했습니다.

     

    빗질 안 하면 이발기가 멈춘다

    그날의 미용의 실패 원인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알아봤더니 제가 놓친 부분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그것은 미용하기 전에 빗질하기였습니다. 빗질을 통해서 엉킨 털을 잘 풀어줘야만 털을 밀 때 이발기가 멈추지 않고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 부분을 과감히 생략해 버리는 바람에 그렇게 계속 이발기가 멈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꼬미는 반곱슬의 털을 가지고 있어서 빗질은 필수였는데 그 부분을 놓쳐버렸기 때문에 셀프 미용이 망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이발기를 미는 손에 힘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합니다. 힘이 너무 세면 털이 많이 잘려서 구멍이 생기고, 힘을 너무 적게 주면 털이 조금밖에 잘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일정한 힘으로 미용을 해야 했는데 저는 그 부분은 아예 신경도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털의 길이가 들쭉날쭉해져 버렸습니다. 평소에도 손재주가 별로 없는 저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강아지 미용을 직접 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미용은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손재주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꼬미의 몸에 상처가 나지 않았던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해야겠습니다.

     

    미용 망한날 하루 종일 우울

    꼬미의 미용이 망한 날 꼬미의 표정이 하루 종일 우울했습니다. 잘 때까지도 잘 웃지도 않고, 원래 밥소리만 들어도 웃으면서 달려가는 아이인데 그날은 밥도 먹지 않았습니다. 꼬미가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가족들의 표정과 말투로 자신의 털이 이상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웃지도 않고 침대 구석에서 웅크리고만 있는 모습은 저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했습니다. 꼬미 옆에서 계속 털은 금방 자랄 거고, 넌 지금도 아주 귀엽다는 말을 계속 반복하면서 달래줘야만 했습니다. 다행히도 다음날 아침이 되자 꼬미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그때 느꼈던 안도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번에 난생처음 강아지 셀프 미용을 하고 나서 저와 꼬미는 너무 우울했기 때문에 다시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또 우울한 꼬미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강아지 셀프 미용은 이렇게 마무리되었고, 이제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꼬미의 미용은 아빠에게 맡기고 저는 꼬미의 예쁘게 웃는 모습으로 만족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