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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입히려고 머리 부분을 스윽 벌리면 어느새 순돌이가 다가와서 머리를 쓱 들이미는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어릴때부터 순돌이는 옷 입는것을 좋아해서 강아지 옷만 집어들어도 먼저 다가올 정도입니다.
강아지 옷, 다이소 5천 원 망토가 명품으로 보였다
순돌이가 어릴 때 다이소에서 강아지옷을 사서 입혔습니다. 다이소에는 강아지 옷이 여러 종류가 있었고 그중에서 좀 사이즈가 크게 나온 L 사이즈의 옷이 순돌이에게 딱 맞았습니다. 평소에도 귀엽지만 옷을 입히면 더 귀여워지는 마법에 저는 30벌이 넘는 옷을 사주었습니다. 갈 때마다 새로운 신상이 나오기 때문에 매일 다른 옷으로 갈아입히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그중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순돌이 옷이 있습니다. 목둘레에는 복슬한 털이 있고 체크무늬가 있는 망토였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옷이었습니다. 그 옷을 순돌이가 입고 나가면 보는 사람들마다 순돌이가 귀엽다고 다들 난리였습니다. 특히 그 옷만 입으면 늠름하고 멋져 보여서 자주 입혔던 옷입니다. 사람들도 그 옷을 보면 다이소에서 5천 원에 구매한 옷인데 비싼 옷으로 착각할 만큼 고급스러움이 가득한 옷이었습니다. 옷의 퀄리티도 높았지만 거기다가 순돌이의 옷걸이가 좋아서 더 명품처럼 보였던 것 같습니다.
강아지 옷은 사람 만족용이 아니다
강아지 옷은 사람들이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강아지에게 입힌다고 오해하는데,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쁘게 옷 입고 멋지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순돌이는 제가 옷을 들면 먼저 다가옵니다. 그리고 옷을 입기 위해 자발적으로 머리를 먼저 내미는 모습이 옷 입기를 순돌이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거기다가 상황에 따른 옷은 강아지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비 오는 날에 산책을 가려면 우비를 입어야 하고, 추운 날에 밖에 나가려면 따뜻한 옷을 입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털옷은 정말 겨울에는 강아지에게 필수입니다. 초반에는 저희 가족 모두가 난생처음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라서 어느 정도의 기온에 옷을 입혀야 할지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저는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에 조금만 찬바람이 불면 바로 순돌이에게 옷을 입혀주려고 했고, 다른 가족들은 순돌이에게는 털이 있기 때문에 엄청 추울 때만 옷을 입혀야 한다고 했습니다. 직접 순돌이에게 물어볼 수도 없어서 순돌이를 관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금 쌀쌀해지면 순돌이는 콧물을 줄줄 흘리고, 재채기도 하면서 추위에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순돌이는 덩치도 크고 털도 복슬복슬한데 조금만 쌀쌀해져도 뒷다리를 덜덜 떨면서 추위를 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좀 춥다 싶으면 바로 순돌이에게 옷을 입히고 엄청 추운 날에는 목도리까지 둘러주게 되었습니다.
과보호라도 괜찮아, 털옷에 담요까지
한겨울이 되면 해가 쨍쨍한 낮에도 정말 춥습니다. 이런 날씨에는 따뜻한 집안에서 이불 덮고 누워있으면 좋을텐데 순돌이는 꼭 밖에 나가고 싶어 합니다. 마당에 있는 전용 쿠션에 앉아서 바깥 구경도 하고 냄새도 맡으면서 낮 시간을 보냅니다. 그렇게 추위에 몇 시간을 있다 보니 복슬복슬한 털옷과 목도리까지 해줘도 순돌이의 코는 차가워지도 콧물도 찔끔 나옵니다. 그러면 저는 두툼한 담요를 덮어주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담요를 덮어줘도 순돌이가 움직이면 담요가 벗겨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사람처럼 스스로 담요를 덮지 못하기 때문에 저는 담요가 떨어질 때마다 나가서 순돌이에게 담요를 덮어주었습니다. 순돌이가 움직일 때는 담요를 목 주변에 단단히 둘러매어주었습니다. 이렇게 계속 따라다니면서 담요를 덮어주는 것이 과보호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순돌이가 감기에 걸리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추워도 놀고 싶어 하는 것처럼 순돌이도 그런 마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추워도 밖에서 놀고 싶어 하니까 어른들이 아이를 챙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과보호라는 말은 충격이었지만 그래도 계속 겨울에는 순돌이에게 담요를 덮어줄것입니다. 순돌이도 귀찮아하지 않는 기색이고, 그 행동이 제가 해줄 수 있는 애정 표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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