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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돌이와 꼬미의 첫만남

    순돌이가 고개짓을 한번 스윽하면 꼬미가 바로 깨갱하하는데 이게 바로 오빠의 동생 훈육인것 같습니다. 천방지축 말괄량이인 꼬미는 우리의 말을 안들을때가 많았습니다. 무섭게 혼내지 못했기 때문에 교육하기가 어려웠는데, 이걸 순돌이가 해냈습니다. 따로 교육한것은 아니었는데 순돌이가 꼬미의 예절 교육 교관이 되었습니다. 벌써 7년전 일인데 순돌이와 꼬미를 합사한 첫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꼬미를 선택한 이유

    이웃집에서 새끼 강아지가 엄청 귀엽다고 해서 구경을 갔습니다. 꼬미의 엄마는 3kg의 아주 작은 포메라니안으로 집안에서만 사는 강아지인데 아무도 모르는 이유를 임신을 했다고 합니다. 그 작은 몸으로는 새끼를 낳지 못해서 아주 어렵게 동물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새끼 강아지 2마리를 낳았습니다. 한 마리는 흰색 털옷을 입은 남자 강아지였고, 꼬미는 갈색 털옷을 입은 여자 아이였습니다. 사실 첫눈에 보고 반한건 흰색 강아지였습니다. 눈처럼 하얀 모색이 순돌이를 떠오르게 해서 더 마음이 갔지만 남자아이라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수컷 강아지들이 함께 살면 싸울 수도 있다고 해서, 여자 강아지였던 조금은 꼬질꼬질한 꼬미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둘째 강아지를 데려오게 된 것은 혼자 노는 순돌이나 외로워보였기 때문입니다. 혼자 장난감을 물어뜯고 발로 몸으로 뒹굴면서 놀길래 더욱 재밌게 같이 놀려고 제가 장난감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러면 순돌이는 몇 번 물고 오다가 장난감을 놓고 휙 가버립니다. 아무래도 저는 사람이기 때문에 같이 노는 것이 재미없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같이 신나게 놀아줄 막내 강아지를 데려올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운다는 결심은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순돌이가 다른 강아지와 우정을 쌓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강아지 합사 첫날

    꼬미를 바로 집안으로 데려오면 순돌이가 침입자라고 생각할까 봐 우선 거실 창문에서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서로 냄새를 맡게 했습니다. 우리의 우려와는 다르게 순돌이는 계속 냄새를 맡고 쳐다보면서 엄청 긍정적인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반면에 생후 2개월이 된 꼬미는 상황을 전혀 모르는 듯 아주 조그 많고 약간 기가 죽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둘의 덩치 차이가 너무 커서 막상 데려와보니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순돌이가 꼬미를 괴롭히면 어떡하지라는 불길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둘이 만났으니 거실에서 첫 만남을 했습니다. 똑똑한 순돌이는 꼬미가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라는 것을 알았는지 정말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눈높이를 낮춘 채 냄새를 맡으면서 서로 교감을 나누는 것 같습니다. 그 후로 순돌이가 꼬미의 예절 교육을 하는 교육관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꼬미가 저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뺏기기 싫다고 으르렁 거리면 바로 순돌이가 달려와서 가벼운 고갯짓으로 꼬미를 제지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 봤을 때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행동이 계속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잘 키운 첫째가 철부지 막내를 바른 길로 이끄는 모습 같아서 제가 부모가 된 것처럼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순돌이게 강아지로 사는 법을 배운 꼬미는 우리 가족들의 말은 잘 안 들어도 순돌이의 훈육에는 순종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손 주는 훈련을 한 번도 가르치지 않았는데 순돌이가 하는 행동을 빤히 보더니 배워서 그대로 따라 하는 모습을 보며 무척 놀랐습니다. 이렇게 착하고 예의 바른 순돌이를 보면서 꼬미는 기특하게도 열심히 배웠나 봅니다.

     

    순돌이에게 장난거는 꼬미

    앞발 한 번에 날아가도 웃으며 달려드는 꼬미

    순돌이가 꼬미를 무섭게 대하지 않아서 그런지 둘이 놀 때는 정말 재밌게 노는 모습입니다. 꼬미는 매일매일 순돌이와 놀고 싶어서 깐족거리는데 순돌이는 가끔 본인이 놀고 싶을 때만 꼬미랑 놀아줍니다. 24kg의 순돌이와 6kg의 꼬미는 체급 차이가 크기 때문에 서로 뒹굴면서 놀기에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래도 순돌이가 앞발을 한번 휙 휘두르면 꼬미는 타격감이 1도 없는 표정으로 뒤로 휙 물러서기도 합니다. 순돌이가 앞발을 휘두르는 것은 정말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노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꼬미가 다시 웃으면서 순돌이에게 달려들거나 나 잡아봐라 하면서 술래잡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이 웃으면서 잘 노는 모습을 보면 둘만의 언어로 서로 통하는 것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외동으로 자라서 어릴 때부터 혼자 노는 것이 얼마나 심심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순돌이가 혼자 심심하게 노는 것을 보고 막내를 데려오기로 결심했는데 정말 잘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엄청 사이좋게 하루종일 붙어 지내는 사이는 아니지만 이렇게 가끔 신나게 노는것을 보면 저까지 너무 행복한 기분입니다. 

     

     

    이제는 순돌이는 9살 꼬미는 7살이 되었습니다. 둘이 함께 지낸 지 7년이 되다 보니 어릴 때보다 더 격정적으로 노는 모습이 보입니다. 강아지 두마리를 키우면서 힘든점도 많았는데 그래도 둘이 이렇게 함께 크는걸 보니 둘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때 혼자 심심하게 놀던 순돌이 옆에 꼬미가 있어서 정말 둘 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첫째 강아지로서 동생을 바르게 가르치는 순돌이와 우리 집의 막내로서 순돌이가 하는 것은 모두 따라 하고 싶은 귀여운 따라쟁이 꼬미의 영원한 우정을 제가 지켜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