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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강아지 순돌이와 꼬미는 옷을 대하는 태도가 정반대라서 재밌습니다. 옷을 집어들면 순돌이는 먼저 고개를 슥 들이밀면서 옷을 입으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반면에 꼬미는 문워크같은 걸음으로 막 뒷걸음질 치면서 옷 입기 싫어서 도망가려고 합니다. 어쩜 같은 집에 사는 강아지들이 이렇게 패션에 대해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옷 이외에도 순돌이는 꾸미는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머리핀이나 목에 머플러를 해줘도 꼬리를 흔들고 헤헤거리면서 웃으며 엄청 많이 꾸며줘도 언제나 환영하는 모습입니다. 꼬미는 머리에 장식 하나만 달아도 고개를 붕붕 흔들면서 바로 떨어트려버려서 사진 찍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강아지 세트 옷
꼬미가 어릴 때는 둘이 꼭 붙어서 잤는데 갈수록 둘이 따로 자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둘의 사이가 멀어진 것은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에 같은 디자인의 옷을 세트로 입혀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서로 동질감도 느끼면서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막상 강아지 옷 사이트를 찾아보니 같은 디자인의 옷을 사는 것부터가 싶지 않았습니다. 둘의 체격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순돌이는 5XL 사이즈이고 꼬미는 XL 사이즈였는데 이렇게 폭넓게 옷을 만드는 곳에 많지 않았습니다. 며칠 동안 여기저기 마음에 드는 옷을 찾아 헤매서 간신히 둘에게 어울리는 패딩을 하나 구매했습니다. 둘이 옷을 입고 나니 꼬미는 역시 표정이 안 좋아졌고 순돌이만 웃고 있었습니다. 이래서는 서로의 사이가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같은 옷을 입고 맛있는 간식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둘 다 옷 입은 것은 아예 잊어버린 것처럼 눈앞의 간식에만 완전히 집중했습니다. 눈을 반짝거리면서 간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가족은 귀여운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그 이후에도 둘 사이에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어른 강아지 두 마리
어느 날 꼬미와 우리 가족은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왔는데 아주 뜻밖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순돌이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순서대로 반가움을 표현합니다. 그런데 그날은 우리를 본체도 하지 않고 꼬미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서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리저리 빙글빙글 돌면서 꼬리를 흔들며 온몸으로 반가워했습니다. 한참 인사한 후에야 순돌이는 우리 가족도 반겨줬습니다. 순돌이에게 애정도 1순위는 항상 저라고 생각했는데 꼬미를 더 좋아하는 것을 보니까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웃음의 의미는 1순위를 뺏긴 질투심보다는 그래도 둘 사이가 견고하다는 것을 알게 된 기쁨이었습니다. 서로 사이가 어색해진 것은 아닐까 걱정하며 세트옷을 사서 입히기까지 한 우리의 행동이 약간 민망해졌습니다. 저희가 걱정하지 않아도 둘은 이미 가족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우리만 몰랐습니다. 아마 순돌이와 꼬미 모두 어른 강아지가 되어서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던 모습을 오해했던 것 같습니다. 진짜 가족이라는 것은 항상 좋다고 붙어있기보다는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면 온몸으로 반가움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따로 또 같이 함께
그 후로도 순돌이와 꼬미는 밥 먹을 때, 잘 때, 쉴 때는 여전히 각자 생활합니다. 그래도 마당에서 놀 때는 혼자 노는 것이 아니라 둘이 같이 어울리는 모습이 종종 보입니다. 꼬미가 먼저 같이 놀자고 엎드리면서 꼬리를 흔들면 순돌이도 같은 자세를 취하면서 술래잡기 놀이를 합니다. 꼬미가 토끼처럼 깡충거리면서 먼저 도망가면 순돌이는 특유의 긴 다리로 성큼성큼 말처럼 잘 달려갑니다. 아무래도 다리 길이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순돌이가 꼬미를 바로 따라가 버리고 맙니다. 그러면 꼬미는 또다시 틈을 봐서 도망가고 순돌이는 또다시 달려갑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사람인 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둘 다 즐거워 보이기 때문에 흐뭇합니다. 우리의 기대처럼 매일 같이 노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같이 뛰어다니면서 노는 모습을 보면 둘만의 끈끈한 유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둘 사이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관계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단편적인 부분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도 순돌이와 꼬미를 아기처럼 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둘 다 어른 강아지가 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어른이 될수록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고, 따로 또는 같이 행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꼬물꼬물 하던 어릴 때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이렇게 훌륭하고 멋진 어른 강아지가 된 순돌이와 꼬미가 자랑스럽습니다. 이제는 둘 사이의 개선을 위해 세트옷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저의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서 귀여운 옷을 입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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