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주인을 보면 그래도 꼬리치고 달려가서 반기는 모습이 참 마음 아팠습니다. 우리집 아랫동네에 사는 진도믹스 흰둥이는 강아지 사료가 아니라 사람이 먹고 남긴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살았습니다. 그래도 주인이라고 좋아하는 모습에 제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이런 삶을 살고 있는 시골 강아지에게 동물등록이 아무리 의무화되어도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골 강아지 흰둥이의 삶
저희 가족이 귀농을 하게 되면서 정말 충격을 받은 부분 중에 하나가 동네의 강아지들이었습니다. 특히 마을에서 우리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에 있는 흰둥이는 아주 안쓰러웠습니다. 집에서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그 길을 반드시 지나가야만 했는데 그때마다 보이는 흰둥이는 너무 슬펐습니다. 약 30cm 길이의 굵은 쇠줄에 묶여서 그 안이 세상의 전부였던 강아지였습니다. 시골 사람들은 강아지 산책을 절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생을 그렇게 묶인 채 살아야만 했습니다. 거기다가 강아지 사료를 주는 것도 아니고 흰둥이 집 앞에는 밥이라고 절대 볼 수 없는 음식쓰레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어디서 받아온 건지 사람들이 먹는 도시락이 통째로 놓여있었고, 어떨 때는 빨간 김치나 강아지가 절대 먹으면 안 되는 포도가 한송이 턱 하니 올려졌습니다. 도대체 그걸 먹으라고 준 것인지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흰둥이는 2번이나 새끼를 낳았습니다. 첫 번째는 새끼를 4마리 낳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다 사라졌습니다. 두 번째는 3마리를 낳았는데 한 마리는 사라졌고, 다른 한 마리는 트럭에 치여서 새끼일 때 죽었고, 한 마리만 남았습니다. 그래도 둘이 의지하는 모습이었는데 흰둥이가 계속 시름시름 앓더니 죽고 나서 새끼만 혼자 남았습니다. 어릴 때는 형제들과 그래도 폴짝거리면서 노는 걸 봤는데, 혼자 남겨진 것이 충격인지 이제는 사람이나 자동차가 지나가면 바로 꼬리를 말고 집뒤로 숨어버립니다. 이게 직접 시골에 이사 와서 보게 된 시골 강아지의 현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네에 개장수 트럭이 나타나는 이유
9년 전에 시골로 이사 와서 진짜로 개장수 트럭이 돌아다니는 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개를 산다고 확성기로 말하며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데 정말 섬뜩했습니다. 특히 우리 집에 직접 와서는 순돌이를 보며 개가 좋다며 팔라는 말을 듣고 순간 이성을 잃었습니다. 우리 순돌이는 가족인데 처음 그 말을 듣고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화를 내었습니다. 그런데도 자꾸 우리 집 있는 깊숙한 곳까지 와서 빙빙 돌다가는 모습에 속에서 열불이 났습니다. 순돌이도 무언가를 느꼈는지 꼬리를 다리 사이로 숨긴 채 집안으로 숨어버렸습니다. 원래는 낯선 사람이 우리 집 주변을 지나가면 짖으면서 집을 지키는데, 개장수는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아는 것 같았습니다. 개장수가 매년 여름에 동네에 나타나는 것은 동네 구석에 있는 집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집은 마당에 뜰창에 새끼 강아지를 데려와서 키우다가 강아지가 어느 정도 크고 여름이 되면 사라집니다. 정말 거기서 먹이만 주면서 사육하다가 개장수에게 팔아버리는 끔찍한 짓을 한다고 합니다. 아직도 시골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걸 막을 수 없어서 너무 슬픕니다.
반려견 등록보다 먼 저인 것들
제가 본 시골 강아지의 삶은 도시와는 전혀 다릅니다. 이런 상황에 반려견 등록을 의무화하고,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일이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집니다. 그건 도시에 사는 사람과 강아지들만을 위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골의 상황을 제대로 본다면 무엇이 더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가장 필요하고, 주인들이 강아지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면 지자체에서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양 많고 아주 저렴하더라고 강아지 사료를 먹으면 좋겠고, 집 주변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짧은 줄이 아니라 좀 더 긴 줄에서 넓은 세상을 보게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묶여 있기 때문에 중성화 수술이 아주 시급합니다. 임신과 출산을 통해 들개가 늘어나는 것도 예방하고, 비참하게 사는 아이들이 더 이상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개장수가 아직도 동네를 돌아다닌다는 것이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발 이제 다시는 개장수 트럭이 우리 동네에 오지 않도록 지자체에서 직접 일해주면 좋겠습니다. 강아지들은 사유 재산이라서 주변 사람은 아무리 안쓰럽고 마음 아파도 해줄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몇 년 전에 흰둥이 주인한테 강아지 사료랑 목줄을 사서 가져다주려다가 아주 크게 싸웠습니다. 그 문제로 싸워서 이제는 어떻게 해줄 수 없기 보기만 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픕니다. 순돌이와 꼬미가 산책 가려면 그 길을 지나가야 했는데, 그때마다 흰둥이가 눈에 밟혀서 도저히 지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애들은 방싯거리면서 산책 간다고 걸어가는데 평생을 묶여 살던 흰둥이는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울부짖었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반려견 사업을 하는 지자체가 정말 늘어나고 있는데, 진짜 그들의 힘이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도시에만 사람과 강아지가 사는 것이 아니라 시골에도 적지만 분명히 강아지와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그걸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아무것도 못해준 사람이 아니라, 여러분은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으면 하는 마음에 몇 가지 정보를 적어봅니다. 저는 흰둥이를 도와주다가 결국 주인과 크게 싸운 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저처럼 손 놓고 지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주변에 방치되거나 학대받는 강아지가 있다면 국번 없이 120에 신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아보니 지자체마다 시행하는 반려동물 지원사업이 다양하다고 합니다. 저희 동네에는 유기견 지원사업밖에 없었지만 찾아보니 반려동물 사료, 중성화 지원사업 등 다양한 지역도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자체 홈페이지,. SNS,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다고 하니 찾아보시면 흰둥이 같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강아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순돌이만 없는 반려견 등록 (0) | 2026.08.20 |
|---|---|
| 꼬미가 알려준 강아지 견과류 위험성 (0) | 2026.08.19 |
| 강아지 생일 파티 준비와 수제 간식 레시피 (0) | 2026.08.17 |
| 반려견 두 마리 장점, 하나보다 둘이 낫다고 깨달은 이유 (0) | 2026.08.16 |
| 강아지 노즈워크 장난감 추천 및 놀이법 (0) | 2026.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