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탭 겉면이 이빨 자국으로 너덜너덜해진 걸 보고 처음엔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강아지도 이갈이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순돌이가 첫째다 보니 그때는 이갈이 장난감을 사줘야 한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순돌이는 멀티탭도 씹어 먹었다순돌이를 처음 키울 때는 강아지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멀티탭 겉면부터 너덜너덜해져 있길래 자세히 살펴보니 핸드폰 충전기 선에도 이빨 자국이 나 있었고, 식탁 의자 다리는 나무 부분이 움푹움푹 파여 있었습니다. 처음엔 왜 이러나 싶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이갈이 시기에 잇몸이 간지러워서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물어뜯는다고 합니다. 그때는 그런 지식이 하나도 없어서 순돌이가 왜 자꾸 물건을 망가뜨리는지도 모르고 혼내기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순돌이도 ..
산책 나갔다 온 것도 아닌데 순돌이 발바닥이 온통 흙범벅이었습니다. 집 앞 잔디밭이랑 텃밭에서 하루 종일 뒹굴다 보니 마당에서만 놀아도 흙을 잔뜩 묻혀 옵니다. 그래서 저희 집은 목욕을 자주 시키는 편인데, 원래 목욕 담당은 아빠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빠가 안 계셔서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씻기고 말려봤습니다. 흙투성이로 들어와서 일주일에 한 번순돌이도 꼬미도 마당에만 나가면 잔디밭이랑 텃밭 흙을 온몸에 묻혀서 들어옵니다. 산책을 다녀온 것도 아닌데 발바닥이며 배 밑이며 흙투성이가 되어 있으면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200평쯤 되는 마당에 잔디밭이랑 텃밭이 붙어 있다 보니, 뛰어놀다가 조금만 방향을 틀어도 흙바닥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그래서 보통 일주일에 한 번은 목욕을 시킵니다. 날씨가 좀..
밥그릇을 다 비우고도 순돌이가 저를 빤히 쳐다보길래 처음엔 더 달라는 애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계속되니까 정말 배가 고픈 건가 싶어서 그제야 사료 급여량을 제대로 찾아봤습니다. 9년 동안 그냥 눈대중으로 퍼주던 걸 이번 기회에 다시 확인해 봤습니다. 목살과 뱃살이 두툼해서 줄여봤다순돌이도 꼬미도 딱 봐도 좀 통통합니다. 쓰다듬어 줄 때마다 목살이랑 뱃살에 손이 푹푹 들어가는 게 느껴져서 다이어트를 시켜야 하나 고민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정도로 손에 잡히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새 살이 포동포동 쪄버렸습니다. 몇 달 사이에 몸통이 확실히 둥글둥글해진 게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사료 양을 조금 줄여봤더니 애들이 배고프다고 난리였습니다. 밥그릇 앞에 딱 앉아서 저를 빤히 쳐다보거나, 빈..
순돌이는 아침 사료 위에 오메가3를 올려주면 그릇까지 싹싹 핥아먹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닙니다. 제가 직접 산 오메가3는 순돌이가 먹으려고 하지 않아서 결국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선물 받은 오메가3를 먹이고 있는 순돌이의 급여 후기입니다. 노령견 영양제, 수의사 선생님이 할아버지라고 했다순돌이가 노령견이라는 걸 처음 실감한 건 꼬리 탈모 때문에 병원을 다닐 때였습니다. 산책도 매일 나가고 밥도 잘 먹어서 저는 순돌이가 아직 젊은 줄로만 알았는데, 수의사 선생님이 순돌이는 이제 할아버지라서 특별히 케어해 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한테는 2개월 아기 강아지 때 모습이 아직도 선명한 순돌이라서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순돌이를 살펴보니 예전보다 털이 푸석해지고,..
평소엔 부르면 바로 달려오던 꼬미가 그날은 고개만 살짝 돌려서 저를 쳐다보고 오지 않았습니다. 눈에는 서러움이 가득했고, 그날 이후로 강아지도 사람과 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강아지 질투, 손바닥 밑에 머리를꼬미는 제가 순돌이를 쓰다듬기만 하면 어느새 옆으로 와서 제 손바닥 밑으로 머리를 집어넣습니다. 그러면 순돌이를 쓰다듬던 손이 밀려나서 결국 꼬미 머리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양손으로 순돌이와 꼬미를 동시에 쓰다듬어 줘도 꼬미는 만족하지 못하고 제 두 손을 혼자만 차지하고 싶어 합니다. 처음엔 애교가 많은 아이라서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강아지도 보호자가 다른 강아지에게 관심을 보이면 사이에 끼어들거나 보호자를 밀치는, 질투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고 합니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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